정책을 집행하는 것과 관련해서
1970년대 이전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정책이란 결정되고 나면
행정부와 같은 정부 관료제에 의해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매우 커지면서 단선적인 구조로 정책 현상을
파악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었습니다.
'사바티어'는 정책 집행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정책집행과정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돕는
입체적인 개념의 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책과 관련해서는 다양하고 많은 행위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오랫동안 표류하고 있다가
집행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사바티어는 이러한 일들이
어떤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인지 고민하면서
전통적인 정책 과정이론으로 제시되었던
의제설정->정책결정->정책집행->정책평가
이 순서로 단선적인 구조로 진행되는 건지,
현실적인 정책현상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 지,
또한 정책과정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관계자 그룹들 간의 갈등양상이나
이해관계 혹은 이념들을 잘 반영하여
설명하고 있는 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 점에 대해
정책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관계자 그룹들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또한 관계 그룹끼리의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어떻게 해결하여 정책을 결정하는가?
그리고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들에는 어떠한 것이 있고, 또 그 변수들은 어떠한 성격을 갖는가?
그 변수들은 또 관계자 그룹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라고 고민하게 됩니다.
그는 해결책으로 자신의 저서
[정책과정이론]에서 '정책옹호연합모형(Advocacy Coalition Framework) 제시 합니다.
그리고 정책하위체제에서 이해집단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사바티어는 정책형성과정을
연합간의 게임과 협상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다양한 행위자들이
유사한 신념체계에 따라 몇 개의 집단을 형성하고, 규모가 작은 집단의 경우 집단 간의 연합을 통해 정책을 주장하기 위한 힘을 형성한 후,
대등한 연합의 대표자들이 협상을 시작하지만 집단들의 힘의 정도가 비슷한 경우에는
협상은 진척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이때 정책 중개자(정부 혹은 시민단체)가 협상의 결론을 짓도록 유도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쉽게 이 모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실에서 환경미화 심사를 받기 위해 교실을 꾸미는 것을 논의하는 과정의 예로 알아 보겠습니다.
기존의 '정책 과정이론'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환경미화가 어떻게 꾸며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고 나서,
그 논의를 통해 환경미화 방법을 정하고,
그리고나서 그것을 실천하는
하나의 단계적 과정을 차근 차근 밟는 것으로만
환경미화가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렇게 단선적인 과정만으로
순차적으로 일이 꼭 진행 되는 걸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사바티어가 제시한 '정책옹호연합모형 ACF'에서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자신의 주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교실의 환경미화 예에서
모든 학생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순차적으로 교실을 꾸미게 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그냥 깨끗하고 깔끔한 것이 좋다고 주장하고 다른 학생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종이 등을 붙여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좋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똘똘 뭉쳐 서로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옹호하는 집단이 생기게 됩니다. 이것을 '옹호연합'이라고 합니다.
각 집단은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는 데,
그냥 근거 없이 밀어 붙이기 식이면
상대를 설득할 수 없으므로 가장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때 설득 과정에서 상대간의
싸움이 발생하지 않고 원활하게 설득과정이
이루어지도록 교실에서는 반장이나 부반장이 중재(정책중개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설득과정을 통해 최종 결정권자가 선생님이라면 어느 입장이 더 좋은 환경 미화를 할 수 있을 지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화려하게 환경미화를 하게 되는 것으로 결정 된 경우, 최대한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교실을 꾸미기 위해 종이를 오리고, 그림을 그리고, 비용은 어떻게 배분할 지 책임자를 정하는 과정을 거치고 환경미화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완성 후 생각보다 예쁘지 않고 심사기간의 여유가 있다면, 다시 고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원래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주장하던 학생 중에서 반대편 의견이었던 깔끔한 미화를 하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게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꾼 학생들이 많아지면
결국 깔끔한 미화로 정책이 다시 선택되게 되고
이러한 선택의 변화가 '정책의 변동'입니다.
실제 현대사회에서는 하나의 사안을 놓고 대립하고 갈등하는 다양한 이해관계 세력이 많습니다.
서로 다른 이해(이익관계)와 성향, 가치관을 가지기 때문에 이러한 옹호연합은 정말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옹호연합을 분류해 보고
각각의 연합이 가지는 핵심 전략(설득하기 위한과 주장내용)을 도출하고,
그 외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적 분위기 등 외부적 상황까지 고려하여 도식화 하는것
이것이 사바티어가 복잡한 정책현상과 과정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ACF 모형의 의도이자 목적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던
의약분업, 원전갈등 찬반 대립,
그리고 대형마트SSM 규제문제 등이 있었는데
이 쟁점들을 이해하고, 그 쟁점들이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데
사바티어의 '정책옹호연합모형'은 중요한 분석기준과 개념적 틀을 제공해 주고 있으며 그의 이론은 매우 실용적이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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