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 고갈과 물의 오염과 같은
인류의 생존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런 심각한 문제가 왜 발생하는 걸까요?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자연자원은 쉽게 위협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문제가 발생 합니다.
이것을 '공유재의 비극'이라고 합니다.
공유지의 비극은 왜 발생하게 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인간은 누구나 어떤 행동을 할 때
남을 위해 봉사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우선 자신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을 하게되는데
이로 인해 어떤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하게 됩니다.
이것이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보다는
다함께 망하는 비극을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공공재 또는 공유재의 비극을 피하기 위해
나온 대표적인 처방은 두가지 였습니다.
하나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통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유재산권을 존중하는
순수 시장제도 였습니다.
이 두 주장이 양극단에서 맞서 왔는데
이렇게 시장 아니면 국가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자치관리라는 제 3의 해법을 '오스트롬'이라는 여성학자가 제시하게 됩니다.
우선 그녀는 해결책으로 제시 되어 왔던
두가지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태국, 네팔, 인도 등에서 오랫동안 마을에서 잘 관리되던 산림이 이 '공유지의 비극' 논리에 따라 국유화 된 후 충분한 감시 인력을 고용하지 못한 데다 감시 인력의 뇌물 수수 등으로 오히려 산림이 파괴되는 일이 광범위하게 일어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한 어장이나 산림, 지하수 등은 사유화하기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단순히 소유권을 나눈다고 해서 환경 파괴나 자원 고갈을 막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공유재의 비극은 단순히 이분법적인 흑백사고로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럼 오스트롬이 주장한 공유재 비극의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그녀는 '제도'의 중요성에 주목했습니다.
제도란, 시간(시대)과 장소(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더 좋은 국가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정책과
그러한 사회가 되게 하기 위해 개인의 행동을
규제하는 모든 사회적인 틀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제도는 바람직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개인의 행동을 제한하거나 또는
특정 행동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즉 오스트롬의 주장은 '제도를 올바르게 하는 것' 그래서 '현실 상황에 적합한 제도를 설계하고 시행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성공적인 제도는, 무임승차와 의무태만의 유혹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개인들에게 생산적인 결과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즉 맥락과 상황에 맞는 제도를 형성해서
사람들을 때로는 규제하기도 하고,
또 그 제도적 틀 안에서 협력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공유재의 비극은 해결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려고 한다면 환경 오염을 줄인다는 목적 아래 무작정 모든 공장을 폐쇄하고 매연을 뿜는 자동차와 같은 운송수단을 전면적으로 중지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농업사회가 아닌 고도화된 산업사회이기 때문에 바로 현재의 분위기와 상황을 고려하여 정책(제도)를 만든다는 것을 '맥락(상황)에 맞게 제도를 형성한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현재 상황을 고려하여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오염물질을 일정량 이상 배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오염물질 배출량 제한 제도'를 만들어 공지하면 이것으로 개인이나 기업이 마음대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사람들을 때로는 규제한다'는 것이 됩니다.
오스트롬은 최적의 제도적 해결책은
국가나 시장과 같은 외부의 행위자 대신,
사용자들이 자치적으로 관리하는 정교한 장치들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서"라는 그녀의 저서에서
수백년부터 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도처에 공유자원을 잘 관리해 온 다양한 사례들이 있으며, 공동체들이 발전시켜 온 정교한 제도적 장치들이 실제로 있어 왔다고 하였고, 조합규칙을 만들어 어장을 관리하는 터키의 어촌, 방목장을 함께 쓰는 스위스의 목장지대와 같은 성공적인 실제 사례를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오스트롬은 공유지의 비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유인구조와 상황에 대한 연구를 하였는데,
개인들은 직면하는 여건, 유인구조, 발생하는 비용 등을 고려하여 최선의 행위를 선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합리적 선택에 기초한 제도분석모형'
즉 IAD 모형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IAD 모형은 개인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으로
물리적 속성, 제도적 속성, 공동체 속성을 들고 있습니다.
첫째, 공공재인가 사적재화인가에 따른 물리적 속성이 개인의 행위에 영향을 준다.
둘째, 정책과 법률과 같은 일련의 규정(제약)이 자격권한 및 보상함수 등을 통해 개인의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셋째, 개인이 속한 공동체의 특징(산업사회/농업사회)의 요소들이 개인의 행위에 영향을 준다. 즉 이러한 물리적 속성, 제도적 속성, 공동체 속성들이 상호작용 패턴을 통해 행위의 결과를 규정짓게 된다고 보았다.
다시 요약하면,
오스트롬은 공유지의 비극에 대해 고민 후
해결책으로 IAD 즉 '제도분석모형'을 제시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제도', '규칙'인데
사람들이 공공재에 대해 갖는 무임승차의 유혹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제도'이고,
사람들이 공통의 가치와 자원 및 이익을 공유하거나 또는 사람들 간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해서 '규칙'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일정한 제도와 규칙 아래에서
사람들의 행태 즉 행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결국 정부나 공동체는 좋은 제도와 좋은 규칙을 개발해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유지의 비극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 해결방안을 찾고자 열정적으로 연구했던 그녀의 노력은 '2009년 여성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되는 영예를 얻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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